세포 접착 및 이동, 분화, 면역반응 등 다양한 세포 신호전달의 활성화에는 다양한 리셉터를 (Integrins, Notch receptors, TCRs) 통한 물리적 힘의 전달이 필수적입니다. 단일분자 기계생물학 연구실에서는 분자장력 센서, 생세포 이미징, 단분자 FRET, 힘 분광학 등의 생물리적 기법을 활용하여, 살아있는 세포 내 특정 리셉터가 가하는 힘과 그 위치를 추적합니다. 이를 통해 세포 기계생물학을 단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Detecting or Regulating Cellular Force at the Single-Molecular Level
세포 점착, 신호 전달, 면역을 담당하는 다양한 리셉터들은 리셉터-리간드 결합에 가해지는 물리적 힘에 따라 그 구조나 활성이 민감하게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리셉터와 이어지는 신호 전달, 즉 메카노트랜스덕션의 작동 매커니즘을 이해하거나 조절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세포의 리셉터에 걸리는 힘을 측정하거나 제한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단일분자 장력센서들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단일분자 장력센서의 기본 개념은 물리적 힘에 변형되는 나노구조에 리간드를 부착함으로써, 해당 리간드-리셉터에 가해지는 힘을 측정하거나 조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포의 점착을 위해서는 각 인테그린 분자에 특정 수준 이상의 힘이 (~10 pN or ~40 pN) 필요하며 그 힘의 세기는 인테그린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Tension Gauge Tether (TGT)를 이용한 장력조절 실험을 통해 알려졌습니다(Wang & Ha, Science 2013; Jo & Jing et al., Nat. Communications 2022).
특정 리셉터의 기능에 대한 간섭없이, 가해지는 힘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리셉터-리간드 결합을 유지한 채로 나노구조만 최소한으로 변형되는 장력센서가 더 유용합니다. 한가지 예로 DNA hairpin 구조는 받는 힘에 따라 가역적으로 열리거나 닫히는데 이를 이용하면 4-19 pN 영역의 힘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Stabley, Nature Methods, 2012). 최근 저희 연구팀은 더 넓은 영역의 힘을 측정할 수 있는 overstretching tension sensor (OTS)를 발표하였습니다 (Jo et al., Science, 2024). DNA가 강한 힘으로 잡아당기게 되면 이중 나선 구조가 깨지게 되며, 그 힘은 DNA 염기서열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를 통해 넓은 영역의 힘 (16-58 pN; up to 95pN at RT)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비가역적인 구조 변화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빈번하게 발생하는 높은 힘 전달 이벤트를 관측하는데 적합합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분자 수준의 힘이 언제 어디에서 전달되는지를 관찰함으로써 우리는 세포의 신호 전달 경로에서 기계적 힘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특정 단백질이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세포 내 기계적 신호 전달의 미세 조절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더 나아가 세포의 생리적 및 병리적 변화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Single-Molecule Fluorescence Analysis for Structural and Kinetic Studies (smFRET)
우리 연구실은 단일분자 형광 이미징 및 FRET 측정을 통해 생체분자들의 작동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데 전문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생명 현상은 다양한 생체분자들이 상호작용하며 일어나는 역동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며, 단일분자 생물물리학적 접근은 이러한 현상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분자기계들의 구조적, 동역학적 정보를 얻어 다양한 작동 원리를 규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포 표면에서 점착을 담당하는 주요 수용체인 인테그린은 세포 외부에서는 리간드와, 세포 내부에서는 세포골격 단백질들과 결합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변화는 인테그린의 기능과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존의 단백질 구조 연구에서는 인테그린 α5β1이 세 가지 안정한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인테그린의 활성화가 어떤 방식과 순서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인테그린 분자의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저희 연구에서는 인테그린에 비자연적 아미노산을 삽입하여 두 개의 형광 분자를 표지한 후, 단일분자 FRET 측정을 통해 다양한 조건에서 두 형광 분자 사이의 거리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였습니다 (Jing & Jo, Cell 2024). 이를 통해 인테그린 α5β1의 활성화가 리간드 결합으로 시작되고, talin 단백질에 의해 안정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 참조). 또한, 그동안 기능이 명확하지 않았던 extended closed state가 인테그린 재활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발견도 이루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단백질 구조 변화 연구 외에도, 단일분자 형광 이미징은 RNA-induced silencing complex(RISC)의 RNA 결합 및 작동 기작을 밝히는 데(Jo & Shin, Molecular Cell, 2015; Nguyen, Cell, 2015), 그리고 유전자 편집 기술로 널리 사용되는 CRISPR-Cas9 시스템의 타겟 결합 및 절단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에도(Wang, PNAS, 2021)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연구실은 이러한 기법을 물리적 힘에 민감하게 조절되는 단백질 및 핵산 구조 연구에 적용하여,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체 분자들의 동역학적 변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